"장문로 19길 4"(in 보광극장) - 솔직 후기
"장문로 19길 4" 에 대한 소개

일시 및 장소 : 2022.12.27.(화) 19:30~20:55, (용산구 보광동) 보광극장
미술작가 보연, 시인 민영, 연극 배우 현아는 장문로19길4에 위치한 지하 작업실을 공동 임대해 사용하는 친한 친구이자 예술가 동료다. 삼촌의 공장에서 몇개월간 돈을 벌고 돌아온 현아와 오랜만에 재회한 친구들은 술기운과 함께 깊어가는 밤, 그들만의 속내를 이야기한다. 꿈과 이상, 실제와 허구, 현실과 무대의 경계에 서있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예술창작집단 보광극장이 2019년 초연한 '장문로41가길'을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전작과 달리 출연진 성별이 세 명의 여자 배우로 바뀌었다.
원작 작가 겸 연출가 윤지홍은 "그저 우리는 예술을 선택했기에 웃고, 울고, 노래할 수밖에 없다. 결코 과장하거나 미화할 수 없는 현실을 담백하고 진실되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 뉴시스 2022.12.26 11:42
솔직 관람 후기
1.
예술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사람하고 무언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회사를 다니며 돈을 벌고 기술을 통해서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들. 그들과는 다르게 화가, 소설가, 연기자들은 무언가 다른 생활을 보내고 무언가 예술적인 주제로 얘기를 나눌 것 같은 사람들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연극 안에 얘기를 같이 들어보면 누구나 하는 평범한 고민들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였다. 어찌보면 예술한다는 사람들의 소개를 들을 때 거리감을 두며 인식을 달리 했던 나는 그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하는, 마치 밖에서 자주 만나는 너무나 익숙한 사람들이였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2.
예전에 연기전공으로 연극을 하는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꼭 연극이 아니더라도 유투브나 이런 곳에서 다들 많이 연기하고 그런다, 그러니 무대가 아닌 그런 곳에서라도 영상으로라도 자주 보였으면 한다고. 그러더니 그 친구는 그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번 무대를 보고나서 그때 하지 못한 대답을 지금 들은거 같아 마치 뒤통수를 맞은 기분과 함께 기분이 좋았다.
3.
"잘 팔리는 것보다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 라는 내용의 목소리가 이 연극 끝에 들리는 것 같았다. 마치 자신이 실제로 겪은 얘기를 하듯, 지금 무대에 연기하는 이들은 돈이 없고, 주변의 상황이 너무나 맘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팔리는 공식대로 나를 집어 넣고 싶은 충동이 들지만 그래도 이들이 이 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이유는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연기였지만 그들의 신념이 느껴졌다.

4. (여담)
거의 한시간 반쯤 되는 시간동안 앉아 있다보니 혈액순환이 안되어서 움직이는데 움직일때마다 연기에 방해가 될까봐 조심하게되었다. 일부로 앞자리에서 감상하고 싶어서 있었는데 오히려 독이 되지 않았다 싶다. 좌석이 따로 뭐가 되어있지는 않아서 오래 앉는 것이 힘든 사람은 방석 등 준비물을 챙겨서 가길 추천한다.
마치며
내가 생각하는 좋은 작품은 그저 즐기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이후에도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그런 기준에서 이 작품은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고, 로맨스나 코미디는 아니므로 이러한 장르를 원하셨던 분들은 보기 힘들 수도 있으나 다른 장르를 도전해보고 싶다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연극이다. 내일이 마지막 연극이니 시간 될 떄 많이 보셨으면 좋을 것 같다.